국내 연구진,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를 공업용 원료로 바꾸는 촉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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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를 공업용 원료로 바꾸는 촉매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1.12.0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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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0월 23일자 온라인 게재 및 표지논문 선정

[위즈뉴스] 이산화탄소에 전기를 가해 이를 고부가가치의 화합물 또는 연료를 바꾸는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변환한다면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값싸고 성능 좋은 촉매가 필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UNIST (총장 이용훈)는 2일, 에너지화학공학과 권영국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와 DGIST 연구팀과 공동으로 촉매 입자에 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1 수준 보다 더 가는 초미세 균열을 내는 특수 기술을 이용해 고성능 주석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UNIST 권영국 교수, 성균관대 정형모 교수, DGIST 슈테판 링에 교수 / 사진=UNIST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공업원료인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촉매로, 기존 촉매보다 활성도와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자원화의 핵심 원천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공학·전기화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18.808)' 10월 23일자 온라인에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논문명은 'Design of less than 1 nm Scale Spaces on SnO2 Nanoparticles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CO2 Reduction'이며, UNIST 권영국 교수와 성균관대 정형모 교수, DGIST 슈테판 링에(Stefan Ringe)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UNIST 이호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권영국 교수는 “주석 입자 내 원자 수준 틈을 제어하는 기술을 통해 고부가 개미산의 생산속도와 선택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기술은 다양한 전기화학 촉매 연구 분야로 확장이 가능해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은 값싼 비귀금속 주석(Sn) 기반 촉매를 고성능 개미산 생산 촉매로 탈바꿈시켰다. 개미산은 식품, 가죽처리, 제약 산업에 널리 쓰이며 최근에는 연료전지 연료와 수소저장체로도 주목받는 물질이다.

개발된 촉매는 기존 상용 주석 산화물 소재와 비교하여 에너지소모(과전압)가 적고 개미산의 생산 속도가 19배 이상 향상 됐다. 반응 부산물(수소) 생성도 70% 줄었다.

기존 주석 촉매는 값은 싸지만 반응속도가 느리고 반응 부산물 생성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부산물이 많이 생길수록 전기에너지가 원치 않는 반응에 낭비된다는 의미다. 

주석 촉매 입자에 초미세 균열을 내기 위해서 양이온 주입 기술을 썼다. 주석 산화물 입자 내부에 리튬 양이온이 주입되면 가지런했던 원자 배열이 어긋나게 되고, 이 어긋난 원자배열들(입계결함)이 이동하면서 입자 내부에 약 1 nm(나노미터, 10-9 m) 이하의 초미세 균열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이 같은 사실은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을 이용한 단층촬영과 3차원 구조화를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전기화학적 양이온 주입 개념도 / 자료이미지=UNIST

연구팀은 최적의 미세균열 크기도 찾아냈다. 미세 균열의 크기가 6Å(옹스트롬, 원자 2~3개 크기) 수준일 때 개미산 생성 속도와 선택성이 향상되고 부산물 생성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정확한 이론적 원리도 규명했다. 핵심 중간생성물이 촉매 초미세 균열 내부의 한쪽 표면에 흡착될 때 맞은편 촉매표면과 상호작용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드는 원리다. 이 덕분에 개미산 생성은 극대화되고, 부산물인 수소 발생은 획기적으로 준다.

일반적으로 화학 반응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이 핵심 중간생성물이 만들어지는 반응이 이산화탄소 변환(환원) 화학반응 중 가장 반응속도가 느리고 어려운 반응단계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과제, Carbon to X 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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