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영상 통해 청신경 보존 상태 확인하면 '난청수술' 결과 예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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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영상 통해 청신경 보존 상태 확인하면 '난청수술' 결과 예측 가능
  • 정 현 기자
  • 승인 2021.11.0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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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연구팀 논문, 국제학술지 'Otology&Neurotology' 최근호 게재

[헬쓰in논문] 최근 성인 난청 환자 수가 늘면서 보청기와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등도의 난청 환자는 보청기를 사용하지만, 난청이 심한 돌발성 난청이나 중이염 환자들은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공와우 이식은 환자의 청신경 상태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다를 수 있고,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많다.

이런 가운데, 최근 MRI(자기공명영상)로 청신경의 보존 형태를 확인하면 인공와우 이식수술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4일,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성인 난청 환자 83명의 청신경 MRI를 분석한 결과, 청신경의 굵기가 굵을수록 수술 결과가 좋았으며 꼬리 부분이 나선형 형태로 잘 유지되어 있는 경우 언어 인지 능력의 호전 효과가 약 28% 더 높았다고 밝혔다.

박홍주 교수가 난청 환자의 청신경 MRI 결과를 보며 인공와우 이식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서울아산병원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귀 질환을 연구하는 미국이과학회 공식학회지인 SCI급 국제학술지 ‘이과-이신경학(Otology & Neurotology, IF=2.311)’에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High-frequency Cochlear Nerve Deficit Region: Relationship With Deaf Duration and Cochlear Implantation Performance in Postlingual Deaf Adults'이다.

연구팀의 박홍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청신경의 나선형 형태가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영상 지표라는 것이 처음 확인됐다"며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고민하고 걱정하는 난청 환자들에게 적절한 수술 효과 기대 정도를 알려줌으로써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다른 연구를 통해 대뇌피질의 변화 양상이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며 "여기에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청신경 MRI 영상까지 함께 활용한다면 훨씬 높은 정확도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Otology&Neurotology'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청신경은 달팽이관을 따라 약 2.5바퀴 회전해 분포하며, 전정신경과 와우신경으로 나누어진다.

전정신경은 평형감각을 감지하는 신경의 집합체이며, 와우신경은 달팽이관의 청세포가 감지하는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꾸어 대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청신경에 장애가 생겨 난청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에는 소리를 증폭해 크게 들리게 하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청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직접 제공함으로써 손상되거나 상실된 청신경 세포의 기능을 대행하는 장치인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수술로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고해상도 MRI 기기를 통해 난청 환자들의 청신경 모양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연구팀은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난청 환자들의 MRI 영상을 비교 분석했고, 그 결과 환자마다 남아 있는 청신경의 굵기와 보존 형태가 다양하며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에도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난청 기간이 오래된 환자일수록 청신경의 굵기가 얇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장기적인 난청으로 청신경이 가늘어진 환자들은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주파수를 담당하는 청신경 꼬리 부분의 형태도 수술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신경의 꼬리 부분이 나선형 형태로 잘 유지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통한 언어 인지 능력의 호전 효과가 약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에 대해 환자의 나이, 난청 기간, 청력 손실 등의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예측해 왔는데, 이제는 고해상도 MRI 영상 정보를 추가해 청신경의 굵기 및 보존 형태를 근거로 더 과학적인 결과 예측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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