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담배 끊고 전자담배 피우면 심뇌혈관질환 위험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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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담배 끊고 전자담배 피우면 심뇌혈관질환 위험 높아진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1.10.0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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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 연구팀 논문, 국제학술지 'Circulation' 최근호 게재

[헬쓰in논문] 일반담배(궐련)를 끊고 전자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이로울까.

일각에서는 전자담배가 심뇌혈관질환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담배보다 적어 금연보조제로서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에 수행된 연구들은 주로 단일 시점에서 일반담배와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노출 차이를 비교했으며, 혈압 등 제한적인 심뇌혈관질환 지표만을 포함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실제로 일반담배를 사용하다 전자담배로 교체하는 등 흡연 방식에 변화가 있을 때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5일,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이 성인 남성에서 담배와 전자담배 이용행태 변화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완전히 금연한 사람보다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31%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기헌 교수(왼쪽)와 박상민 교수 /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Circulation(IF=29.69)' 10월 4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Combined Associations of Changes in Noncombustible Nicotine or Tobacco Product and Combustible Cigarette Use Habits With Subsequent Short-Term Cardiovascular Disease Risk Among South Korean Men: A Nationwide Cohort Study'이며, 분당서울대병원 이기헌 교수와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서울대병원 최슬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기헌 교수는 “흡연자는 전자담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일반담배를 완전히 끊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미 담배를 끊은 사람은 전자담배 사용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학술지 'Circulation'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Circulation'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5년과 2018년, 총 2회에 걸쳐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의 남성 5,159,538명을 흡연 습관 변화에 따라 7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 2014~2015년 첫 번째 조사에서는 대상자들을 일반담배 흡연 경험이 없는 그룹, 금연한 그룹, 흡연자 그룹으로 나눴고, 2018년 조사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추가적으로 파악했다. 

[그림설명] 흡연 습관 변화로 성인 남성 516만여명을 분류한 표.
5년 이상 장기 금연자와 5년 미만 단기 금연자로 그룹을 나눈 이유는, 미국심장협회 보고에 따르면 금연 후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지는데 5년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용행태가 바뀔 경우 일반담배만 지속적으로 이용해 온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슬기 연구원은 “비록 질환 발생 위험은 낮았지만, 실제로 흡연자가 일반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완전히 금연한 사람에 비하면, 일반담배는 금연했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의 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기헌 교수와 함께 연구를 이끈 공동교신저자 박상민 교수는 “5년 미만의 기간 동안 일반담배 금연을 유지했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완전한 금연 상태를 유지한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1%나 증가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일반담배를 5년 이상 금연했던 그룹에서는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우,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70%나 높았다.

이는 일반담배 금연을 유지하는데 성공한 사람이 새롭게 전자담배를 사용하기 시작할 경우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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