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암 환자들이 겪는 '섭식장애' 질환 원인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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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암 환자들이 겪는 '섭식장애' 질환 원인 규명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2.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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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Nature Cell Biology' 2월 9일자 온라인판 게재

[헬쓰in논문]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섭식장애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은 18일,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유권 박사 연구팀과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이규선 박사 연구팀이 KAIST 서재명교수팀, 서울아산병원의 김송철 교수팀과 함께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분비되는 특정 단백질(Dilp8/INSL3 펩타이드)이 뇌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Lgr)를 통해 식욕조절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전을 발견해 암환자의 섭식장애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생명연 유 권 박사, 이규선 박사, 염은별 박사 /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왼쪽부터 생명연 유 권 박사, 이규선 박사, 염은별 박사 /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섭식 장애는 뇌신경세포의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특정 단백질(Dilp8/INSL3)에 의한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연결될 경우, 암환자의 섭식장애를 개선해 항암치료 효과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생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Nature 세포생물학지(Nature Cell Biology, IF=20.042)' 2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Tumor-Derived Dilp8/INSL3 Induces Cancer Anorexia by Regulating Feeding Neuropeptides via Lgr3/8 in the Brain'이며, 생명연 유 권 박사와 이규선 박사, KAIST 서재명 교수, 서울아산병원 김송철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생명연 염은별 박사와 KAIST 신혜미 연구원이 공동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책임자인 유 권 박사는 “새로이 규명된 단백질(INSL3)의 진단과 조절을 통해 암환자의 섭식장애와 섭식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개발된다면, 암환자의 효율적인 항암치료 보조제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 대상으로 섭식조절을 통한 대사 불균형을 해소 할 수 있는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고 있는 항암제 시장과는 다르게, 암환자 악액질 개선을 위한 의학적 수요는 매우 큰 반면 치료제 개발 사례는 아직까지 전무한 상황으로 암 병용치료에 새로운 신약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ture Cell Biology' 최신호에 실린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Nature Cell Biology' 최신호에 실린 해당 논문

암이 진행됨에 따라 종양조직과 암세포에서는 다양한 암 분비인자(tumorkine)와 염증유도인자(cytokine)가 분비되어 정상조직의 기능이 저하되고, 이러한 현상은 합병증을 유도해 암 환자의 생존율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환자의 대표적 합병증인 암 악액질 증후군(cancer cachexia- anorxia syndrome)은 심각한 섭식장애와 지속적인 체중감소 현상을 동반하며, 암환자 생존율과 항암치료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암환자 섭식장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암 악액질이란 암의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체중감소와 섭식장애, 지방 조직 및 근육의 쇠퇴, 영양학적 대사 불균형 등을 초래하는 질환을 말한다.

연구팀은 초파리 암 모델과 RNA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 세포에서 유래된 특정 단백질(Dilp8 펩타이드)의 발현과 분비가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뇌신경세포의 수용체(Lgr3)를 통해 식욕조절에 관여하는 신경펩타이드 호르몬의 발현을 변화시켜서 초파리 암 모델에서 섭식장애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암 발생에 의한 섭식장애 발병 기전 모델 / 자료이미지=생명연
암 발생에 의한 섭식장애 발병 기전 모델 / 자료이미지=생명연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KAIST 의과학대학원의 서재명 교수팀은 마우스 암 모델에서도 특정 단백질(Dilp8 펩타이드)과 상동인자인 INSL3이 현저하게 증가되어 섭식장애를 유발하며, 특히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INSL3)을 마우스 뇌에 직접 주입할 경우에 먹이 섭취량과 체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서울아산병원의 김송철 교수팀은 악액질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관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 섭식장애가 나타난 췌장암 환자에서 해당 단백질(INSL3)의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사실은 암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INSL3)이 뇌신경계의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에 작용하여 암 환자의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이는 곧 암 분비 물질인 해당 단백질(INSL3)이 암환자 섭식장애를 유도하는 중요한 신호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유권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초파리 실험모델에서 발견한 기초 및 원천 연구결과를 포유류인 마우스에서 확인하였고, 암 환자 임상연구에서 재확인한 본보기 연구”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과 보건복지부 췌장암 타겟 질환 극복 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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