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위암, 새로운 치료법 찾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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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위암, 새로운 치료법 찾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등재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1.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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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위암에 효과 있을 것"...향후 신약 개발의 모델 기대

[헬쓰in논문]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위암의 효과적인 치료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은 13일, 대사제어연구센터 이상철 박사와 이은우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허용민 교수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 기전을 이용한 난치성 위암의 효과적인 치료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생명연 이상철 박사, 이은우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 연세대 의과대 허용민 교수 / 사진=생명연
왼쪽부터 생명연 이상철 박사, 이은우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 연세대 의과대 허용민 교수 / 사진=생명연

이번 연구는 향후 페롭토시스를 이용한 난치암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페롭토시스(Ferroptosis)란 세포막의 지질과산화로 인해 유도되는 철-의존적인 괴사성 세포사멸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립과학원 회보인 SCI급 국제학술지 ‘PNAS(IF=9.412)’ 2020년 12월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Polyunsaturated fatty acid biosynthesis pathway determines ferroptosis sensitivity in gastric cancer'이며, 생명연 이지연, 남미소, 손혜영 연구원이 공동제1저자로, 생명연 이상철 박사와 이은우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 연세대 혀용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공동연구책임자인 허용민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향후 개발될 난치병 치료제는 위암 중에서도 기존의 표준 항암제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는 난치성 위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대사 신약 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PNAS'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PNAS'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위암(Gastric cancer)은 매년 100만명 이상이 암 발병 판정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국내 암 사망자수에서도 3위에 올라와 있다. 현재 조기진단이나 수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진행성 위암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치료제 개발의 실패의 주요 원인은, 진행성 위암 중 중간엽(mesenchymal) 세포의 특성을 지니는 암은 쉽게 전이가 되거나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지니며 재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간엽형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5년 생존률이 30% 미만으로 나타나는 등 가장 예후가 나쁜 환자군으로 보고된 바 있다. 

현재 재발이나 전이된 위암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페롭토시스(Ferroptosis)는 세포막의 지질과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철(Ferrous)-의존적 세포사멸 경로이며, 최근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암의 효과적인 세포사멸 경로로서 주목받고 있다. 세포를 구성하는 세포막은 다양한 지질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지질과산화(Lipid peroxidation)는 세포막에 불균형을 유발하며 세포사멸로 이끄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질을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산은 활성산소에 의해 쉽게 과산화가 된다. 철-의존적 세포사멸이란 철분을 조효소로 사용하여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하는 세포사멸 경로를 말한다.

그림 1. 다중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 및 지질과산과에 의한 페롭토시스 세포 사멸 기작.
(오른쪽)   기존에 알려진 조절인자. 아라키돈산(AA)과 아드렌산(AdA)은 지질합성 효소(ACSL4, LPCAT3)에 의해 세포막에 존재하며, 지질과산화효소(PEBP1, LOXs)에 의해 과산화되어 축적됨에 따라 세포막을 파괴하고, 세포사멸에 이르게 됨
(왼쪽) 신규 조절인자. 아라키돈산(AA)과 아드렌산(AdA)은 다중불포화지방산 합성효소(ELOVL5, FADS1)를 통해 세포 내에서 합성이 되며, 이 효소의 발현 여부에 따라 세포사멸 반응성이 결정 됨

그림 1. 다중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 및 지질과산과에 의한 페롭토시스 세포 사멸 기작 / 자료이미지=생명연
그림 1. 다중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 및 지질과산과에 의한 페롭토시스 세포 사멸 기작 / 자료이미지=생명연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위암 환자의 전사체 정보를 기반으로 위암세포주들을 중간엽형(mesenchymal-type)과 상피형(epithelial-type)으로 분류 했을 때, 중간엽형 위암세포만이 페롭토시스 약물에 의해 죽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신규 유전자(ELOVL5, FADS1)가 중간엽형 위암세포주에서 페롭토시스 진행의 핵심 인지질 형성에 필수적이며, 지질과산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위암세포를 잘 죽게 만들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공동연구팀의 연구책임자인 이은우 박사는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기전에서 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며 “새롭게 발굴된 유전자(ELOVL5와 FADS1)가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팀의 연구책임자인 황금숙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에서 불포화 지방산 합성경로 규명에 활용된 지질체학 및 대사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기관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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