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능의 비밀 밝혀낼 군집 뇌연구 시스템 개발" KIST-ETRI 공동연구팀 논문, SCI급 저명국제학술지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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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능의 비밀 밝혀낼 군집 뇌연구 시스템 개발" KIST-ETRI 공동연구팀 논문, SCI급 저명국제학술지 등재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1.15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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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신호 게재

[위즈뉴스] 동물들의 집단지능은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 걸까.

개미나 꿀벌, 새나 물고기 등은 개체로서 행동할 때와는 달리 집단으로서는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동물들의 집단지능의 원리는 뇌과학 분야의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군집 뇌 연구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4일, 뇌과학연구소 최지현 박사 연구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이성규 박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를 눈으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IST 최지현 박사(왼쪽)와 ETRI 이성규 박사 / 사진=KIST
KIST 최지현 박사(왼쪽)와 ETRI 이성규 박사 / 사진=KIST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IF=13.12)' 최신 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A bird’s eye view of brain activity in socially interacting mice through mobile edge computing'이며, KIST 김지수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KIST 최지현 책임연구원과 ETRI 이성규 책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군집 뇌과학 연구의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동물뿐 아니라 인간에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이 기기를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인간의 뇌파를 감지해 반짝이는 빛으로 인간의 뇌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면, 인지치료 과정에서 불안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부착해, 사회적 활동 중 어떤 부분에서 불안을 느끼는 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정신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KIST-ETRI 공동연구진은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는 프로세서와 LED가 집적화된 실시간 무선 뇌파 측정, 분석시스템인 CBRAIN(Collective Brain Research aided by Illuminating Neural activity) 시스템을 개발했다.

See-Brain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반딧불이 무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는데,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반딧불이처럼 LED 불빛을 반짝이게 하고 이를 통하여 뇌 활동을 생중계하여 동물들의 감정과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최지현 박사팀은 CBRAIN을 활용하여 생쥐 무리가 자기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에 대항하는 모습에서 위협 상황에서 발현되는 집단의 행동을 연구했다.

군집 생쥐들의 뇌 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CBRAIN 개괄 / 자료이미지=KIST
군집 생쥐들의 뇌 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CBRAIN 개괄 / 자료이미지=KIST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한 부분인 기저측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경계신호를 찾아 이 신호에 빛을 깜빡이도록 한 후 거미 로봇의 공격에 혼자 대항할 때와 동료들과 같이 대항할 때의 차이를 딥러닝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기저측편도체(Basolateral amygdala)란 편도체의 하부에 위치한 영역으로, 감정 기억을 형성하고 회상, 소멸 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 부위를 말한다.

실험 결과, 거미 로봇을 우리에 넣는 순간 쥐들에게 부착된 CBRAIN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점등되었는데, 8마리의 쥐가 무리 지어 있으면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의 발생 빈도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무리 바깥쪽의 생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나는 반면 무리의 안쪽 생쥐에게는 평온한 때와 차이가 없는 경계신호가 관찰되었다.

동료와 같이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고 긴장이 누그러지는 사회적 완충 효과가 일어나는데, 이는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으로 해석된다. 

김지수 학생연구원은 “거미 로봇을 우리에 넣는 순간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불이 점등되었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이 불빛에 매료되어 유학 계획을 미루고 KIST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KIST 최지현 책임연구원은 “CBRAIN 시스템은 뇌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과학자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타분야 연구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CBRAIN을 인간의 사회적 뇌 연구에도 적용하여 사회성 연구 및 관련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 중 하나인 집단지능의 원리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행융합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 KIST 주요사업, ETRI 주요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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