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소독제 사용 후 눈, 코, 입 만지면 안된다"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박은정 교수 '소독제 독성 연구'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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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소독제 사용 후 눈, 코, 입 만지면 안된다"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박은정 교수 '소독제 독성 연구'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등재
  • 정 현 기자
  • 승인 2020.08.27 0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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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독성학 및 응용약물학'(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 8월 14일자 온라인판 게재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박은정 교수 / 사진=경희대학교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박은정 교수 / 사진=경희대학교

[위즈뉴스] "손 소독제 사용 후 눈, 코, 입 만지면 안된다"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는 24일, 연구소 소속의 박은정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살균 및 소독제의 호흡기 노출이 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박 교수는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Didecyldimethylammonium chloride, DDAC)’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체내 축적 및 폐질환 유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독성학 및 응용약물학'(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 IF=3.585)' 8월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라멜라 구조의 형성이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으로 인한 독성 반응 개시인자일 것이다(Formation of lamellar body-like structure may be an initiator of didecyldimethylammonium chloride-induced toxic response)'이다. 

박 교수는 그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물질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DDAC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 확산 차단을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 미국 환경청에 등록된 4가 암모늄 계열의 살균 및 소독제로, 목재나 건축 용품, 물탱크 같은 산업용 물품과 가습기나 세탁기 같은 주거용 제품의 방부제나 소독제, 항생제로 많이 사용된다. 그동안 호흡기 노출과 관련된 연구 결과가 거의 전무한 성분으로 박 교수는 이에 대한 위험성 판단을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DDAC는 지난 2006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주요 성분 중 하나로 박 교수는 2016년부터 이 사건과 관련된 물질을 연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간기관지 상피 세포(BEAS-2B)와 실험용 쥐를 사용해 폐 질환 유도 가능성과 그 독성 기전을 연구했으며, 연구 결과 DDAC는 4μg/mL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을 급격하게 감소시켰고, 세포 내 소기관 손상과 함께 세포 자살과 세포막 손상을 유도했다.

기관지를 통해 500μg의 DDAC를 1회 직접 투여한 쥐는 투여 후 14일까지 정상적으로 생존했으나, 2회 투여한 쥐에서는 만성 섬유성 폐 병변이 현저하게 관찰됐고, 궁극적으로 사망을 초래했다. 더불어 DDAC에 노출된 세포와 쥐에서는 라멜라 구조체(Lamellar Bodies)가 형성됐고, 이온을 함유하는 용액 내에서는 그 구조가 뚜렷하게 변화됐다.

라멜라 구조는 지질 이중층으로 만들어진 막이 겹겹이 쌓인 구조를 말하는 것으로, 이 구조는 소량의 물을 포함하면 인지질 중 가장 안정된 구조를 나타낸다. 결국 라멜라 구조체의 형성은 DDAC의 체내 축적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DDAC가 호흡기를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폐 질환을 유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발표에 고심을 거듭했다.

연구는 가습기 살균제 연구의 연속선상에서 기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살균 및 소독제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점에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창궐로 살균 및 소독제 사용이 늘며 때때로 ‘무독성’을 표시한 제품도 출시됐다. 박 교수는 제품 출시 속도가 너무 빨라 제품의 판매 승인 과정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노출 시나리오에 맞는 안전성 평가가 이뤄졌을 지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감염 차단과 치료제, 백신 개발이 우선인 상황이고, 코로나19의 전파 속도를 고려할 때 살균 소독제의 위험성을 제시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보다는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며 연구 결과 발표 시기를 조정한 사정을 밝혔다.

탈이온수에 분산된 DDAC의 전자 현미경 사진 / 사진=경희대학교
탈이온수에 분산된 DDAC의 전자 현미경 사진 / 사진=경희대학교

박 교수는 살균 및 소독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적절한 사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첫째, 살균 및 소독제는 공기 중에 뿌리지 말아야 한다.

둘째,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며 반드시 환기되는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 특히 염소계열의 소독제는 증발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산 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사용 후 환기해야 한다.

셋째, 자주 물로 손과 입, 코 주변을 닦고, 물로 닦을 수 없는 시기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절대 입이나 코, 눈 등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넷째, 살균 및 소독제를 혼합해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제품 설명서에 기록된 사용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용량을 더 넣는다고 효과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소독 진행 인력이, 누구보다 노출이 심한 직군임을 고려할 때 철저한 개인 보호장구 착용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통해 폐 자정 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제적, 행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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