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여러 겹 고품질로 쌓는 합성법 개발" IBS 공동연구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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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여러 겹 고품질로 쌓는 합성법 개발" IBS 공동연구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등재
  • 정 현 기자
  • 승인 2020.07.28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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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 7월 28일자 게재

[위즈뉴스] 흑연의 원자 한 층인 그래핀은 우수한 전기전도도와 신축성을 갖춘 데다 투명하기 때문에 반도체 전극으로 많이 쓰인다. 또, 몇 개의 단층 그래핀이 겹쳐있는 지에 따라 응용성이 크게 달라진다. 그래핀을 여러 겹 쌓으면 집적회로의 소형화가 가능하고, 반도체의 특징인 밴드갭을 조절할 수 있다.

밴드갭(Band Gap)이란 물질 속 전자들이 모여 있는 부분과 전자들이 전혀 없는 부분 사이 일종의 장벽으로, 이 공간을 자유전자들이 돌아다니면서 전기를 통하게 한다. 밴드갭이 작을수록 전기가 잘 통하며(도체) 멀수록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부도체).

그러나 이제까지 고품질 다층 그래핀을 균일하게 넓은 면적으로 기르기는 어려웠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28일,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이영희 단장과 삼성종합기술원 및 부산대 공동 연구진은 4층에 이르는 다층 그래핀을 단결정으로 성장시키는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단결정이란 소재 전체에 걸쳐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형태를 말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4층짜리 균일한 그래핀은 최초일 뿐만 아니라, 장비 크기에 따라 수십~수백 제곱센티미터 대면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 반도체 고집적 전극 및 다양한 광전극소자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31.538)' 7월 28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Layer-controlled single-crystalline graphene film with stacking order via Cu-Si alloy formation'이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 옮겨진 제곱센티미터 규모의 다층 그래핀 이미지 / 자료이미지=IBS
실리콘 웨이퍼 위에 옮겨진 제곱센티미터 규모의 다층 그래핀 이미지 / 자료이미지=IBS

고성능 그래핀 합성에는 일반적으로 화학기상증착법(CVD)이 쓰인다.

구리와 같은 금속 박막 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데, 금속 기판이 촉매 역할을 해 주입된 탄화수소를 분해하고 흡착하는 원리다.

이 때 사용하는 금속의 탄소 용해도에 따라 층수가 조절된다. 구리처럼 낮은 용해도를 가진 금속은 단층 그래핀을 만들고, 니켈처럼 높은 용해도의 금속은 다층 그래핀을 만든다.

그러나 다층 그래핀은 층수가 불균일해지는 문제 때문에 고품질로 만들기 어려웠다.

구리-실리콘 합금을 통한 다층 그래핀 성장 모식도 / 자료이미지=IBS
구리-실리콘 합금을 통한 다층 그래핀 성장 모식도 / 자료이미지=IBS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탄소 용해도가 높은 구리 기반 합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여러 시도 끝에 구리-실리콘(Cu-Si) 합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먼저 화학기상증착 장비에서 기판이 들어가는 부분인 석영(SiO₂) 튜브에 구리 기판을 넣고  900 oC 고온으로 열처리했다. 이 때 튜브에 포함된 실리콘이 기체로 승화돼 구리판에 확산되며 구리-실리콘 합금이 형성된다.

이후 메탄 기체를 주입해, 메탄의 탄소 원자와 석영 튜브의 실리콘 원자가 구리 표면에 균일한 실리콘-탄소(Si-C) 층을 만들도록 했다. 이 층이 앞서 합성한 구리-실리콘 합금의 탄소용해도를 제어한다.

1~4층 그래핀의 전자현미경 사진 / 사진=IBS
1~4층 그래핀의 전자현미경 사진 / 사진=IBS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반루엔 뉴엔 박사는 “아이디어를 내고 균일한 실리콘-탄소 층 제조법을 찾아내기까지 2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든 기판으로 실험한 결과, 기존의 불균일한 다층 그래핀 합성과는 달리 1, 2, 3, 4층의 균일한 다층 그래핀 제조에 성공했으며, 메탄 농도에 따라 층수 조절이 가능함을 보였다.

이영희 단장(왼쪽)과 반루엔 뉴엔 박사 / 사진=IBS
이영희 단장(왼쪽)과 반루엔 뉴엔 박사 / 사진=IBS

이는 각 층이 정확히 같은 각도로 겹치면서 반도체 웨이퍼에 견줄 수 있는 크기이며, 대면적 고품질 다층 그래핀을 4층까지 합성한 최초의 연구다.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이영희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높은 온도의 구리-실리콘 합금 합성을 통해 균일한 다층 그래핀을 성장한 새로운 방법이며, 기존에 일반적인 증착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고품질 다층 그래핀 제조에 성공했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화학기상증착법으로 균일한 다층 그래핀 성장이 가능함을 보였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구리 전극을 대체할 고집적 전극 및 그래핀을 반도체 기판으로 이용한 다양한 소자 기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앞으로 대량 합성 실험을 반복할 때 석영 튜브가 손상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품질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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