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쓰in논문] 비염, 축농증 등 코 질환 치료에 쓰이는 한의약 처방인 비염고(鼻炎膏)의 효능을 국내 연구진이 전향적 관찰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전향적 연구는 역학조사 연구에서 조사 내용을 분류하는 방법의 하나로, 역학조사를 개시한 시점 이후에 조사한 내용을 자료로 사용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5일, 임상의학부 손미주 박사 연구팀과 우석대 한방병원 이동효 교수 연구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한의 외용제 비염고의 비염 증상 개선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이비인후과 분야의 SCI급 국제학술지인 ‘임상 이비인후과학(Clinical Otolaryngology, IF=2.377)’에 게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내 비염 환자 수는 천만 명을 넘었다. 콧물, 재채기 등 증상을 동반하며 생활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공동연구팀은 한방병의원에서 흔히 사용되는 외용치료제인 비염고의 임상 효능을 규명하고자 비염환자 대상의 전향적 관찰연구를 수행했다. 실험에는 19세에서 60세에 해당하는 비염환자 6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는 4주 간 일평균 3회 이상 비염고를 도포하고 개선정도를 관찰했다.
연구결과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을 측정하는 코 증상 점수가 치료 후 3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염으로 인한 활동의 제한, 눈 증상 등 삶의 질 평가 점수 역시 치료 후 49.4% 감소하며 비염 증상이 상당히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비(鼻) 내시경 검사를 통해 비(鼻) 점막의 상태도 추가로 확인했다.
그 결과 비 점막의 색상, 부종 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비 내시경 평가 척도가 치료 후 22%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강 내 염증정도를 나타내는 사이토카인 수치 역시 감소하며 치료 후 비염 증상이 상당히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책임자인 손미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방병의원에서 흔히 쓰이는 비염고의 과학적 근거 기반을 마련한데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의학연은 ‘KORE 프로젝트’(코어 프로젝트, KOrean Medicine Case REport Project)를 통해 임상현장에서 효과를 보인 한의약 치료 사례의 과학적 검증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