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등 감염병, 접촉자 수 7명 이하면 확산세 꺾인다" KAIST 이광형 교수팀 '과거 논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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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등 감염병, 접촉자 수 7명 이하면 확산세 꺾인다" KAIST 이광형 교수팀 '과거 논문' 재조명
  • 정 현 기자
  • 승인 2020.02.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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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SCI급 국제학술지 ‘BMC 바이오인포매틱스(BMC Bioinformatics,IF=2.511)’ 게재

[위즈뉴스] 사스와 메르스, 신종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도 반드시 감염자 수가 감소하는 전환점이 존재하며,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하루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통제할 경우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하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KAIST는 7일,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당시 지도 학생이었던 ㈜바이오브레인 김기성 대표가 제1 저자로 참여한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연구’라는 주제의 논문이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지난 2017년 5월 SCI급 국제학술지 ‘BMC 바이오인포매틱스(BMC Bioinformatics,IF=2.511)’ 18호에 게재됐다.

이광형 교수는 연구 배경에 대해 2015년 5월 우리나라에 첫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전체로 확산되는 지 ▲ 혹은 어느 시점에서 그 기세가 꺾일 것인 지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은 과연 인류사회를 몰락시킬 것인지 ▲창궐하다가 언제 사라질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는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이광형 교수 연구팀은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지속성(회복성)·사회구조 등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감염성’은 인간의 자체 감염력 정도와 병원체 특성, 접촉 여부 등에 의해 차이가 있다. ‘지속성’은 인간의 자체 면역으로 회복되는 능력으로 감염 이후 잠복기를 포함해 완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미 감염자는 감염률에 의해 감염자가 된 후 지속기를 거쳐 회복자가 된다.

‘사회구조’는 한 사람이 단위 시간당 접촉하는 사람의 숫자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우선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대상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하고,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접촉자 수를 변화시켜 감염병의 확산 추세를 관찰했다. 이는 감염성과 지속성 등 고유 특성의 감염병이 등장한 이후 네트워크(사회)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감염병은 꺾이는 점이 항상 존재한다.

연구팀은 초기에는 감염자 수가 증가하다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전환점을 VRTP(Value of Recovered at Turning Point)라 정의하고, 감염병의 기세가 ‘꺾이는 시점’으로 해석했다.

결론적으로 특정 감염병(감염성·지속성)이 네트워크(사회)에서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전환점(꺾이는 점)은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이를 회복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전염병 확산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은 슈퍼 전파자 / 자료이미지=KAIST
[그림1] 전염병 확산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은 슈퍼 전파자 / 자료이미지=KAIST

[그림1]에서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으로 표시된 것은 슈퍼 전파자이다. 이들 3그룹(미 감염자, 감염자, 회복자)을 각각 전체 인구에 대한 비율로 나타내면 [그림 2]와 같이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볼 수 있다.

[그림2] 미 감염자, 감염자, 회복자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 감염자 그래프가 꺾이는 점을 알고 싶지만, 사전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회복자   커브가 VRTP에 도달하면 꺾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료이미지=KAIST
[그림2] 미 감염자, 감염자, 회복자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 감염자 그래프가 꺾이는 점을 알고 싶지만, 사전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회복자   커브가 VRTP에 도달하면 꺾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료이미지=KAIST

감염병이 꺾이는 시점도 예측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피크 점은 사전에는 알지 못하고, 상황이 지난 후에나 알 수 있다. 만약 선행지수가 있다면 피크 점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감염자의 ‘VRTP(꺾이는 점)’의 선행지수는 ‘누적 회복자’임을 알아냈다.

누적 회복자 숫자는 언제나 측정가능하기 때문에 선행지수로 사용할 수 있다. 

일례로 어떤 감염병이 감염률 33%, 지속기간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2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꺾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염률이 33%, 지속기간이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은 16.53%일 때 꺾인다.

이상과 같이, 감염병의 특성과 사회구조가 주어질 경우 기세가 꺾이는 점(VRTP)를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 수가 네트워크(사회)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서 꺾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어떠한 감염병도 하루평균 접촉자 수가 7명 이하이면 안전하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새로운 전염병에 의한 인류 생존의 위협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어떤 조건의 감염병이 인간에 가장 위험한 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감염병의 특성(감염률·지속시간)과 네트워크(사회)구조의 특성에 변화를 주면서 시뮬레이션을 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첫째, 감염률이 높고, 지속시간이 길며, 치사율이 100%인 감염병이 가장 위험하다. 둘째, 그러나 어떠한 감염병이라도 접촉자 수를 하루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광형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어떠한 감염병도 확산이 꺾이는 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과 또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인간은 특히 예방약을 통해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치료제 개발을 통해 지속기간(회복률)을 개선할 수 있으며 격리조치를 통해 접촉자 수를 낮출 수 있기에 그 어떠한 질병으로부터 생존을 결코 위협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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